아직은 가을이다 말해주었던 어느 날, 가을 풍경과 어우러진 여산 성당을 다녀왔는데요. 성당과 함께 동네 한 바퀴로 소소한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여산 성당은 익산시 여산면 여산리에 위치해 있고 전주교구 소속의 가톨릭 천주교회입니다.
천주교가 여산면에 전래된 것은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이곳으로 이주해온 신자들이 모여 살면서부터라고 하는데 1951년 여산 지역은 천주교 성지로 지정되었다고 하네요.
1868년 무진 박해 때 고산, 지산, 금산 등 지역에서 붙잡힌 김성첨(토마스) 가족 6명을 포함해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여산 동헌으로 끌려와 동헌 앞 백지사터, 감옥, 숲정이, 장터 등지에서 백지사형, 참수형, 교수형을 당해 순교하였다 하는데 그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1951년 건립되었습니다.
여산 성당에 도착하자마자 꽃이 반기는 곳으로 먼저 발길이 옮겨졌는데요. 가는 가을이 아쉬워서인지 꽃과 인사를 나누고 싶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꽃 속에 잠시 걸 터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에서 가을꽃 내음에 취해 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산 성당은 사계절 아름다운 곳이라 들었는데 다른 계절에도 멋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었지만 가을의 느낌은 성당 주위로 꽃이 피는 작은 정원 같기도 해서 가을 감성이 제대로 느껴졌습니다.
성당으로 오르는 계단 옆 잔디마당에는 마치 조각 작품을 전시해 놓은 듯 십자가의 길이 있었는데요. 십자가의 길은 '고난의 길'로 불리기도 한다고 하는데 빌라도 법정에서 골고다 언덕에 이르는 예수의 십자가 수난의 길을 말한다고 하네요. 각각의 의미를 가진 14개의 지점이 있습니다. 관광지가 아닌 종교시설이므로 정숙함을 유지하고 돌아보심 될 것 같습니다.
아담한 성당과 어우러진 풍경들이 그림이 되는 곳, 성당의 곳곳을 천천히 산책하듯 걸어보니 건물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이 되었습니다.
벽돌로 지은 성당 건물이 단아하고 정돈된 느낌을 주고 있었는데요.
전체적인 느낌이 아담하고 건물 주변에는 가을꽃이 피어 있는 깔끔하게 단장된 정원을 가지고 있는 성당입니다.
1866년 대원군의 쇄국 정책과 천주교 말살 정책으로 시작된 박해로 고산 넓은 바위에서 많은 신자들이 잡혀와 17명이 처형되었는데 그중 지도자인 김성첨(토마스)의 가족 6명이 순교하였다고 합니다. 김성첨 토마스관은 식당과 순례자의 집, 화장실이 있는 곳입니다.
이정표를 보면 여산 성당 주변은 순교지의 순례길이 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진복 팔단길을을 걷는 순례자들은 참행복의 의미를 돌아보고 순교자들의 의미를 되새기는 묵상 순례길로 여산 성당에 들르셨다면 지도에 표시된 곳을 둘러보시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수녀관입구에는 작은 화단이 특히 눈에 들어왔는데요. 아담한 집 한 채에 꾸며 놓은 화단의 손길이 느껴져서 가을의 막바지에서 꽃구경을 하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수녀관앞 잔디밭에는 가을을 대표하는 은행잎이 떨어진 자리에 위치한 무릎 꿇고 기도하는 동상의 간절함이 느껴졌습니다.
순교자의 모후관은 여산 순교 150주년을 기념하여 주보인 '순교자의 모후'께 봉헌한 건물로 차를 마시거나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운영 여부는 변경이 있을 수 있습니다)
순교자의 모후관앞 정원에서 만나는 소년의 조형물은 바닥에 누워 편안한 자세로 가을의 정취를 눈 감고 느껴보는 소년의 한가로운 풍경이 잠시 부러워지는 시간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마스크를 벗고 자연의 향기를 맘껏 들이키며 저런 자세로 누워볼 수 있을까 소망을 품어보게 합니다.
예수상과 아름다운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은 가을의 느낌이 진하게 전하고 있었습니다.
여산 성당을 산책하듯 돌아보았지만 가을과 어우러진 성당의 여러 건물들이 그저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헌 백지사터를 향하는 길은 가을 느낌의 여운이 가득합니다. 소소한 나무에서 전해지는 가을의 열매에서도 느껴졌는데요. 여산 성당에서 향하는 골목길 투어가 즐거워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산 성당에서 나서 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니 백지사터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에는 저보다 훨씬 먼저 도착한 가을의 느낌이 한껏 고조되고 난 이후의 풍경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소복하게 떨어진 노란 은행잎의 운치는 억지로 떨쳐내려는 가을의 뒤안길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지만 그마저도 아름다우니 사진으로 담게 됩니다.
여산 동헌에서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대원군 집정 당시 병인박해가 계속 진행되어 대학살이 감행되는 동안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한 장소라고 하는데요. 가을의 색이 멋스럽게 그림처럼 펼쳐진 풍경을 보고 있노라니 오래전 역사의 흔적은 기록으로 알아볼 수 있다는 사실에 이질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가을색이 짙어지는 백지사터 성지는 1866년 병인박해 당시에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당한 곳인데 대원군 집정 당시 1866년 병인박해가 계속되어 대학살이 감행되는 동안 천주교 신자들을 처형한 곳이라 합니다. 처형 방법이 얼굴에 물을 뿜고 백지 붙이기를 여러 번 거듭해 질식사 시키는 백지사였다고 하네요. 그때의 상황과 지금의 풍경과는 대비되는 느낌이 들었던 곳입니다.
바로 인근 여산 동헌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듯합니다. 죄인을 문초하던 동헌에는 옛 부사들의 선정비, 불망비, 대원군이 천주교를 타도하도록 세운 척화비가 있다고 합니다. 이 척화비는 누군가 뽑아 받침으로 썼고 다시 마을 4H 클럽 표지판이 되었다는데 1975년 당시 여산 성당 주임신부가 발견하여 옮겨 놓게 되었다고 하네요.
이정표를 따라 길을 따라 걸으니 전라북도 기념물 제125호로 지정된 여산 숲정이 성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여산 동네 길을 산책하듯 걷다 보면 가을의 정취에 취해 있다가도 쓸쓸함이 감돌기도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가을을 보내는 심정이 아쉬워서인듯했습니다.
이 계절이 과연 가을에서 겨울로 가는 길목인 거 맞을까요? 철쭉꽃이 화사하게 저를 맞이해 주고 있었는데요. 떨어진 낙엽이 무색하게 하는 여산 숲정이 성지입니다.
여산 숲정이 성지는 여산리에 있는 천주교 순교 성지로 호남의 관문으로 천주교가 전래되어 수많은 신앙 공동체와 순교자를 배출한 곳으로 병인박해가 일어났을 당시에 금산, 진산, 고산에서 잡혀 온 신자들이 순교한 곳인데요. 기록상으로는 22명이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여산 순교성지'라고 쓰인 들판에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백지사 기념비가 서 있습니다. 순교자들의 무덤은 천호산 천호 공소 부근에 있다고 하네요.
순교지의 순례길에도 겨울로 가는 길목에 서 있지만 햇살의 느낌이 따사로워 좀 더 걷고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조용한 마을 여산의 분위기 때문에 더욱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액자 모양으로 서서히 지는 해의 여운이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지고 있었습니다. 오후 시간 산책하듯 걷던 시간에 내리는 햇살이 좋았었는데 어느새 일몰의 풍경을 담아보게 되었네요.
여산 숲정이 성지는 주변이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어 쉼터의 공간으로 의자에 앉아 담소를 나누시는 분들도 종종 볼 수 있었는데요. 성지의 장소이긴 하나 힐링하며 산책하는 곳으로도 좋았습니다.
여산의 골목길은 조용하여 사색하기에도 좋은 곳이었는데요. 차를 주차해 두고 길을 따라 걸으면 시장, 들판, 성지 등 다양한 모습들에 평온한 마음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종교적인 방문이 아니더라도 여행자의 여유로운 산책길 같았습니다.
여산 성당 인근에 있는 터미널 옆에 위치한 곳으로 가을 낙엽이 융단처럼 깔린 휴식의 공간이 저를 맞이하였는데요. 벤치에 앉아 가는 가을의 여운을 느끼기에 좋았습니다. 낙엽을 밟는 느낌이 얼마나 좋던지...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꼭 들어보시기를 권해드리고 싶을 만큼요.
어느 골목에서 만난 화분에서 자라는 꽃들이 활짝 웃음으로 화답하고 있어 가을꽃의 아름다움에 저도 절로 미소가 지어져 발걸음이 즐거웠어요. 아무래도 화분의 꽃은 계절의 흐름보다 더 오래 볼 수 있어 좋은 것 같았습니다.
천천히 걷는 걸음으로 여산을 걸어보면 여산 성당을 둘러보는 감성여행도 좋고 여산의 소소한 골목길 여행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느새 해가 서쪽으로 서서히 지고 있는 풍경을 잠시 감상하게 되는데요. 종교의 여부는 중요치 않고 익산을 여행하면서 그 의미를 알아가고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는 것으로도 좋은 여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는데요. 천주교인들의 순교의 의미를 이해하는 시간도 되고요. 종교적인 방문이 아닌 여행자로서 들러도 좋을 그런 여행지였습니다. 가는 가을의 길목에 서서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을과 겨울 사이 저의 여행은 의미가 있기도 했는데요. 가을의 추억을 사진으로 담은 한 페이지가 되었습니다.
출처 : 익산시 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