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란 계절이라며 느끼기 무섭게 겨울이란 계절로 내달리기 하는 것처럼 급박하게 변하는 날씨의 변화로 가려 하는 가을이 아쉽게만 느껴지고 있는 요즘인데요.
얼마 전 다녀온 심곡사는 가을의 끝자락 만추의 아름다움을 선사해 주고 있었는데요. 그 느낌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심곡사를 들어서는 입구에서부터 빨갛게 물든 단풍과 가을꽃이 반겨주는 듯 심곡사를 향하는 길인데도 가을속으로 가는 길이라 부르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심곡사라는 이름에서 느낄 수 있듯이 깊은 산속에 위치해 있는데요.
신라시대 때 무염 대사가 수도할 장소를 물색하던 중 미륵산 깊은 골짜기에 절을 세워 '심곡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네요.
은행나무 한 그루가 샛노랗게 물들어 있는데 감히 누구도 흉내 낼 수 없을 만큼의 색감입니다.
어떤 물감을 사용한다 해도 자연이 그린 풍경처럼 그려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사찰 입구에 있는 부도군은 동북쪽으로 약 300m 떨어진 곳에 모여 있던 것들을 6.25전쟁 후에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 하는데요.
조선 후기의 것으로 보이는 7기의 부도가 있지만 그중 1기에만 경진당이라 새겨져 있고 나머지는 정확한 여대나 부도의 주인을 알 수 없고 크기나 형식도 일정치가 않습니다.
심곡사 입구에는 은행나무 한 그루에서 떨군 은행잎이 길 위에 융단을 깔아놓듯 지르밟고 들어오라고 하네요.
단풍잎이 노랗게 빨갛게 물들어 있고 대나무 사이로 단풍이 잘 어울리는 심곡사의 가을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무인카페 '구달나'는 카페와 가을의 느낌이 잘 어우러져 잠시 쉬어가면 좋을 곳이었는데요. 계절마다 아름다운 곳이라 꼭 들러가게 됩니다.
심곡사는 익산 스탬프 투어의 한 코스인데요.
카페 구달나 입구에 책자가 있으니 또 다른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참고하시기에도 좋습니다. 심곡사에 대한 이야기도 읽어보고 경내로 이동하심 좋을듯합니다.
누가 손을 대어 연출하지 않았는데도 자연은 그대로 아름다운 풍경으로 선물 같은 시간을 주는 것 같았습니다.
깊고 높은 산속에서 멀리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탁 트이게 해 답답함을 떨쳐버리게 합니다.
지난 11월 13일에는 코로나19로 그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 2021 가을 심곡사 떡목 음악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고음부 음역이 좋지 않고 소리가 거친 '떡목'의 악조건에도 오래 노력으로 소리를 다듬어 거칠면서도 힘 있는 극적인 소리를 만들어 근세 5대 명창으로 알려진 국창 정정렬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매년 열렸던 음악회입니다.
올해 가을의 풍경은 눈 맞춤해 주는 소소한 작은 꽃에서도 그동안 코로나로 지친 심신을 위로받는듯합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심곡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로 본래 지금 있는 곳에서 산 위쪽에 있다가 100여 년 전에 옮겨졌다고 합니다.
경내 사찰 건물은 동향의 대웅전을 중심으로 하여 오른쪽에 삼성각, 왼쪽에 명부전이 있고, 명부전 뒤편에 요사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누구나 마음속에 소망 하나 이상은 가지고 있을 텐데요. 불자가 아니어도 바라는 마음을 적어보는 기와불사, 그렇게 스스로 마음을 다지게 되기도 합니다.
멀리 시선을 두니 발아래 많은 것들이 보이는데 유독 노랗고 불게 물든 단풍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을은 역시 아름다운 색색의 옷을 갈아입는 모습에 반하게 되는 계절입니다.
대웅전은 1819년 (순조 19)에 중창한 정면 5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87호로 지정되어 관리하고 있습니다.
대웅전 내부에는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52호로 지정된 목조삼존불좌상이 있습니다.
대웅전 앞마당에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92호로 지정된 칠층 석탑이 있는데 이는 전체적으로 고려 시대 말기에서 조선시대 초기 사이의 석탑 양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2012년에 칠층 석탑을 해체, 보수하였는데 기단 중대석 안의 사리공에서 통일신라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불상 2점, 하부 지대석 안의 사리공에서는 금동불 좌상 7점이 봉안된 불감 1점 등이 발견되었다고 하네요.
발걸음은 마애약사여래좌상과 16나한전이 있는 곳으로 옮겨보는데요. 몇 번 왔던지라 이 가을 어떤 풍경일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16나한전입니다. 사찰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16나한상을 만나게 되는데요.
자연 속에 놓인 부처를 따르는 16명의 제자라고 하는데요. 옥외 나한전이라 볼 수 있습니다.
가을 풍경과 하나가 되어 운치를 느끼게 해 주고 있네요.
16나한전에서 길을 따라 더 오르면 마애약사여래좌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은 기도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해 두었네요. 가을 낙엽이 소복하게 내려앉아 이곳까지 오르는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이 즐겁기도 했습니다.
단풍과 어우러진 사찰의 풍경은 가을을 더 풍성하게 전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산속에서의 사찰은 자연과 함께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평온해지게 하는데요.
한껏 가을을 느끼고 나면 가는 계절을 좀 편하게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돌아 나오는 길에 다시 만나는 은행나무는 마치 노란 조명을 켜 둔 듯했는데요.
가을을 내려놓고 내려오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가을은 겨울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고 있겠죠?
오색으로 물든 심곡사 경내의 풍경은 매우 여유 있어, 천천히 걸음을 옮겨 감상하니 정말 좋았던 힐링의 시간이었습니다.
출처 : 익산시 블로그
